정말 절망적인 수준의 연선 풍경
숙소가 있을 거라는 기대는 애초에 버린 상태
니노헤는 그렇다 치고
최후의 보루로 남겨둔 하치노헤가 무려 니노헤에서 48km를 더 가야 합니다
한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죠
니노헤나 하치노헤나 한 10km 정도 떨어져있지 않나? 하는 근거없는 자신감에
혹시 니노헤에서 못 자면 하치노헤에서 자지 뭐.. 하고 보험으로 들어놓은 곳인데
여기서 절망감이 막
절망감보다 조금 더 빨리 온 게 졸음인데
잠깐 쉬었다가 감
그 와중에 길은 또 구불텅해서
아주 상하좌우로 요동치고
이런 곳에도 철도 역이 있다는 게 신기하고
바깥 기온은 어느새 10도의 벽을 뚫고 영상 8도가 되어 있습니다
6월인데 추워서 밖을 나갈 수가 없습니다
완전 여름 옷으로 왔는데 너무 추워서 좀 황당함
심지어 비까지 옴
가만 보면 비 같으면서도 약간 진눈깨비같은 게 날리는데
6월에 눈을 보다니 정말 끔찍하네요
일단 힘을 내서 니노헤로 달리는데
여기서 좀 위험한 순간이 있었는데
3초 정도 의식을 잃었던지 차선을 이탈해서 도로 옆 연석을 거의 스치듯이 주행 중인 걸 깨달았는데
아 이건 안 되겠다 하고 잠시 편의점에 차를 세우기로 합니다
앞으로 있을 니노헤에 숙소가 있다면 30분 내에 잘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하치노헤까지는 가야하는 상황이고
하치노헤는 50km..
그냥 차박을 선택할까 했는데 차에서 자면 정말 끔찍하게 힘들고
내일 삿포로까지 가야 하는데 이 정도의 부하를 몸이 버틸 수가 없고
그렇다고 당장 숙소까지 가자니 멀고
진퇴양난의 상황입니다
다행인건 하치노헤는 숙소 사정이 여유로워서 도착만 한다면 잘 곳은 있는 상황
우리나라 최저 시급이 7,300원 정도 하지 않던가 싶은데
일본도 참 살기 힘드네요
물론 여긴 시골이라 그렇지만 이젠 워홀 가는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함
좀 쉬면서 숙소도 찾아보고
니노헤에는 숙소가 쓸만한 게 없다는 걸 깨닫고 결국 하치노헤행이 반 확정된 상태인데
그래도 모르니 니노헤 시가지를 좀 둘러보도록 합니다
네 택도 없습니다
호텔 정문은 잠겨있고 쪽문으로 들어가도 로비에 아무도 없고
그냥 답이 없는 상태입니다
지나가다가 역 이름 신기해서 세워봄
김전일온천임
분노의 질주 중
거짓말처럼 잠이 다 깨서 40km 정도는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네비 찍고 하치노헤로 직행함
15km 정도니까 15분이면 갈 수 있습니다
(제한 속도를 준수합니다)
하치노헤 역 앞까지 워프함
결국 오늘 목표했던 500km를 한참 넘겨
620km나 주행을 했네요
아무튼 죽지 않고 도착했습니다
연비는 정말 경이로울 지경인데
이 차 공인 연비가 11.6인데 연비가 19.6이 나옴 ㅋㅋㅋㅋ
이게 하루만 그런 게 아니고 매일 이 연비가 나오니 연료비 예상 시나리오를 한참 밑돌고 있습니다
으아 잔다
10시까지 잘거임 ㅡㅡ
5일차 (6월 16일) 주행 거리 : 620.2km
서울역으로부터 총 누적 주행 거리 : 2,633.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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