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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금천구청간 선로 용량이 포화 상태에 다다른 건 사실이고

더 이상의 증차도 거의 불가능한 상태며, 좌석 공급도 매우 딸리고.


KTX라는게 사실 한 몇십명만 태워도 본전은 뽑는 엄청난 흑자 열차인지라 한 명이라도 더 태우고 싶어서인지

2층 열차 떡밥을 싹! 꺼내들었는데요.

그 내역이 매우 괴악합니다.




보기에는 참 그럴듯하죠!


1층에 무려 롱시트 ㅋㅋㅋ 입석 열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외 사례까지 들며 매우 그럴 듯 하게 해놓았습니다. 끝내주네요.

그런데 과연 현실이 그렇게 편할까요.





이것은 일본의 도호쿠 신칸센(東北新幹線)에서 운용되는 차량들입니다.

도쿄 - 신아오모리를 잇고 있는 노선. 하야테(はやて), 야마비코(やまびこ), 나스노(なすの), 그리고 하야부사(はやぶさ)호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E4계가 그 주역인 전 차량 2층 열차인데, 8량 편성에 817명을 태웁니다. 괴악하죠.

KTX가 20량에 935명이니 얼마나 무식한 가축수송열차인가를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태울 수 있는 이유는 신칸센 차량 한계에도 있는데, 신칸센은 차량 사이즈가 TGV보다 큽니다. 그러니까, KTX보다 크다고도 할 수 있죠.

폭도 넓고, 길이도 깁니다. 그래서 같은 1량이라도 사람이 많이 탈 수 있습니다.

KTX는 1량에 64명 정도 타지만, E2계 같은 경우는 1량에 100명까지 탑니다. 

폭이 넓어서 2+3배열이 가능하고, 차량 길이 덕분에 KTX의 14열보다 훨씬 많은 20열 배치를 하고도 공간이 꽤 넉넉합니다.


E4계에는 한 술 더 떠서 3+3배열이 들어갑니다. 자유석 전용이긴 하지만요.

리클라이닝도 안 되고, 진짜 그냥 좌석을 다 우겨넣었습니다. 복도 폭이 좁아져서 카트도 못 지나가구요.

통근형 열차를 노리고 나온거라 사실 별 상관 없긴 합니다만 진짜 가축수송이 뭔지 딱 보여주는 단적인 예.


그런데 딱 보면, 뭔가 이상한 점을 찾을 수 있는데

E4가 817명 태운다고 하는건 참 대단한 사실이지만 2층 차량이 없는 E2의 정원이 814명입니다.

E2가 10량 편성임을 감안해도, 3+3 배열까지 억지로 써가며 늘린 결과 좌석이 25% 늘어났습니다

겨우 25%?


25%라도 늘면 좋지 않느냐 하겠지만, 이 열차의 치명적인 문제는 바로 "무게"입니다.

보통 2층 차량은 모터가 없는 T칸으로 설계되기 마련인데, 여긴 2층 차량 뿐이니 2층 칸에 모터를 설치해야됩니다. 공간이 협소하죠.

게다가 차량 무게가 무겁다보니 결국 차량 속도 저하로 이어집니다

300km/h로 설계된 도호쿠 신칸센에서 어처구니 없게도 240km/h로 달립니다. 굉장한 낭비가 아닐 수 없죠.

그래서 절대 하야테 등급으로는 운행 안 합니다. 센다이, 모리오카까지만 운행하는 Max 야마비코 등급으로 운행되고 있으며, 그마저도 운용상의 지장이 너무 많아

2012년 9월 개정으로 전부 죠에츠 신칸센의 Max 토키로 다 넘어갑니다. 죠에츠 신칸센은 240km/h으로 달려도 별 상관이 없거든요.


위 기사를 보면 E4가 수송력을 50% 증대해줬다고 하는데, 저건 입석을 포함한 결과입니다. 

실제 좌석 수는 E2의 1.25배에 그칩니다. E4는 입석 정원을 재고 E2는 좌석 정원을 잰 듯 합니다. 사기를 치고 있는 셈이죠.

KTX는 2+3배열같은 것도 사용할 수 없으니, 25%는 커녕 15%나 늘릴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TGV 듀플렉스의 경우는 실제로 좌석 수가 40% 많긴 한데, 이건 아래에서 따로 서술하죠.





승하차 시간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고상홈 고속열차라는 장점을 살려 빠른 승하차가 가능한게 신칸센인데, 이 장점을 씹어먹는게 바로 2층 열차의 계단입니다

승객이 많은 역에서는 승차에 굉장한 시간이 걸리며, 이 때문에 지연 운행을 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좁은 공간에 마구 쑤셔넣으려고 하다보니 계단이 굉장히 협소합니다.

큰 짐이라도 있으면 정말 귀찮습니다





사실 좌석난을 해결하기 위해선 KTX-산천의 비효율적인 공간 활용을 해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KTX-산천은 KTX-1에 비해 좌석 수가 52석 부족합니다. 물론 18량과 8량의 차이를 고려해서 계산하면요.

이게 중간에 비즈니스실이니 뭐니 하는 문제도 있고, 전체적으로 좌석 간격을 넓히면서 량당 좌석수가 많이 줄어든 결과죠.

게다가 동력차에 사람을 태울 수 없다보니 중련을 하게 되면 20량 중 4량이 동력차가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그 좌석수는 KTX-1의 80%에도 못 미치죠.

하도 좁다고 까니까 넓게 만드는건 좋았는데 수송력이 너무 떨어져버린겁니다.


KTX의 베이스 모델인 TGV 레조. 그리고 그것을 2층으로 개량한 TGV 듀플렉스.

수송력 증대를 위해 도입한 모델이고, 좌석 수의 차이가 40% 납니다. KTX는 TGV의 파생 모델이니, KTX도 가능하지 않겠느냐?

그런데 TGV 레조의 경우 정원이 377명. KTX-산천 수준의 좌석 밀도를 가집니다. 

반면, 그 레조를 바탕으로 만든 KTX-1의 경우 10량 편성 기준으로 415석 수준의 밀도를 가집니다. 그것도 특실을 두 개나 끼고도.

TGV 듀플렉스의 정원은 510석이므로, 사실상 23%의 효과를 봤다고 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비교 대상이 애초부터 수송 능력이 적다보니 저런 통계가 나오는거죠.


일본의 대동맥이라 불리는 도쿄-신오사카간의 도카이도 신칸센에도 2층 열차가 운행되었던 전력은 있지만, 현재는 운용이 없습니다.

도카이도 신칸센은 극한의 다이어로 최대한의 열차를 굴리고 있고, 모든 형식의 열차가 모든 등급(노조미, 히카리, 코다마)으로 전부 운행됩니다.

사고 등으로 지연이 생겼을 때 대체 차량을 준비해야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를 위해 모든 열차의 스펙이 통일되어있습니다.

위의 표를 봐도 알 수 있듯이, 노조미로 운행되는 300계 / 700계 / N700계는 1호차부터 16호차까지 좌석 배치가 전부 동일합니다.

500계의 경우는 조금 달랐었는데, 300km/h를 내기 위해 억지로 만들어낸 열차였기에 울며 겨자먹기로 노조미로 좀 굴려먹다가 바로 히카리나 코다마로 격하됐습니다.

규격에 맞지 않는 열차는 고밀도 노선에 방해가 될 뿐이죠.

이 때문에 사쿠라나 미즈호로 운행되는 N700계 7000/8000번대는 JR 도카이에서 입선을 거부하는 듯 합니다. 

좌석 배치도 그렇고, 차량 성능이 다르기 때문에.


철도의 선로 용량이란 그 선로에 구르는 열차의 스펙이 전부 같을 때 극대화됩니다

안 그래도 부족한 선로 용량에, 저런걸 도입해서 어쩌나 싶습니다. 더불어 지금 개발하고 있는 500km/h급 고속열차도 그렇구요.

저런 이상한 2층 열차 만들 바에야 KTX-산천에 롱시트를 넣고 입석을 세우는 것이 수송력 증대에는 더욱 도움이 될 거라고 봅니다.

롱시트가 무리수더라도, 특실을 없애거나 일반실을 조금 더 타이트하게 만들거나 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이미 존재하는 열차를 개조하는 것은 어렵지만, 2층 열차같은거 도입할 바에 개조된 산천을 생산하는게 저렴하고 효율적이게 먹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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