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8번 국도의 가장 큰 고비인 쿠라가리 고개는 넘었습니다
이제 요 앞에 보이는 고개만 넘으면 끝인데!
도로가 심상치 않습니다
아무리 봐도 일반차량이 못 지나가는 폭의 도로입니다
오른쪽으로 더 이상 붙일 수 없는데
왼쪽에 남는 공간은 이 만큼이고
앞에 있는 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해야 하는데
잘못하면 도랑에 빠져서 견인차를 불러야 하는 상황이고
후진도 못하겠고 전진도 못하고
그냥 완전히 데드락에 걸려버렸습니다
저기 라바콘 쳐져있는 골목에서 나왔는데요
아무리 봐도 우회전은 제 능력으로는 안 될 거 같아서
일단 좌회전해서 이쪽으로 온 뒤에 차를 다시 돌려서 저쪽으로 가는 데 성공했습니다
저것도 라바콘 안 건들고 나갈 수가 없어서 결국 범퍼로 밀면서 나갔습니다..
(다시 원상복구 해놨습니다)
로드뷰로 보면 대충 이런 모습
이 골목에서 나온건데요
(왼쪽 집은 헐려서 없어진 상태)
저 전봇대!! 저거때문에 우회전 각이 아무리 해도 안 나옵니다
낑낑대고 있으니까 지나가던 동네 주민이 짠하게 봄 ㅜ
그리고 정말 황당한 사실인데
로드뷰에서도 보이는 거지만
이거 국도 308호선입니다....
일본 와서 최대 위기였습니다
벽 긁으면 차도 차인데 벽 물어줘야함 ㅡㅡ
지금 보면 정말 거지같은 도로인데
저기서 거의 10분 가까이 땀 삐질삐질 흘리면서 나오니까
실크로드를 달리는 듯한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 국도입니다
그렇게 꾸불꾸불 산길을 달려나가니 산넘어 산이고..
절대 지금 홋카이도 산골을 달리고 있는 게 아닙니다
오사카에서 나라를 가고 있을 뿐입니다..
좁은 골목길을 요리조리 빠져나와서
드디어!
큰길이 나왔습니다.
위에 있는 고가는 한나 도로(阪奈道路)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당연히 저 도로를 이용합니다
괜히 나댔다가 문짝 해먹을 뻔했음
나라공원까지 20분인데
20분이라는 글씨가 빨간색이라 괜히 불안해집니다
안막히는 거 같은데
빨간 글씨에 괜히 쫄았습니다
어서 오세요 나라에
나라는 볼 게 나라공원밖에 없으므로
나라공원만 보겠습니다.
표지판에 뭔 절 이름이 많지만
절에 관심이 없어서 전부 통과입니다
주차장을 찾아 헤맴
나라공원 근처 주차장은 하나같이 다 가격이 깡패입니다
그도 그럴 게 이런 목 좋은 곳에서 당연히 장사를 하는 게 맞겠죠
하지만!
나라공원 바로 옆에 있는 이름모를 관공서가
평일은 2시간 무료였음!
(주말은 1천엔)
지금 보니 나라현 경찰 본부였습니다
일본에서 공짜로 주차하는 날이 오다니 정말 신기함
해가 다 져버려서 30분 내외로 짧게 구경하고 가려고 합니다
근데 주위를 둘러봐도 사슴이 없어서
어디에 사슴이 있다는거지.. 하고 걷고 있으니까
구석에서 한 마리씩 나옴
또 없어짐
유명한 그 간판은 찾았는데
발에 치일 정도로 사슴이 많은 그런 공원을 기대하고 왔는데
제가 열심히 발품을 팔아야 이렇게 보이는 수준이어서
밤이라 다 퇴근했나 싶기도 하고
그래도 이 정도 봤으면 충분히 만족이라
이제 다시 출발합니다
무단횡단하는 사슴들때문에 약간 아찔한 상황도 많음
차들이 속도를 안 줄이고 오다가 갑자기 나온 사슴에 급정거하는 그런 상황이 계속 벌어지고 있습니다
괜찮은건지 모르겠음 이거
그럼 나라공원 맛집에서 저녁식사하고 출발
나라 맛집 스타벅스입니다
당떨어져서 좀 먹어야겠음
시코쿠 정복이 끝나 더 이상 목표가 없기 때문에
무작정 동쪽으로 가는
계획도 뭐도 없는 막장 여행 스타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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