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카라츠에서 나가사키까지

날씨가 아주 많이 구립니다

비가 계속 옵니다

잘 달림

나가사키 가는 길에 사세보가 있습니다

마침 점심시간인데

사세보 하면 역시 햄버거이니

잠시 버거 하나 먹고 가기로 했씁니다

나가사키는 아직도 74km네요..

아까 카라츠성에서 출발하기 전에 대강 찾아봤는데

지나가는 길에서 갈만한 곳은 여기길래 옴

사세보 버거 아이카와(あいかわ) 라고 하는 곳

원래는 햄버거 가게가 아니라 정육점인데,

정육점에서 덤으로 버거도 파는 그런 방식입니다

그래서 정육점 한켠에 버거를 먹고 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요,

옆에 있는 정육점에서 고기도 사갈 수 있지만

한국으로 반입이 불가능하므로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 정육점은 아무런 쓸모가 없습니다

나가사키 와규 100%라고 하는데

왼쪽 줄에 있는 버거는 진짜 그냥 와규 스테이크를 빵 사이에 끼워 파는 메뉴라

가격이 미쳐날뜁니다

신용카드를 받으므로

저는 망설이지 않습니다

여기까지 와놓고 무슨 베이컨 쪼가리 들어간 버거를 먹는 게 말이 안 됩니다

근데 L은 너무 크므로 일반사이즈 서로인 스테이크로

서로인 스테이크가 두 장 들어가있습니다

빵이랑 야채는 그럭저럭인데

중간에 들어가있는 고기가 진짜 리얼 고기 그 자체입니다

육즙이 막 넘쳐서 손이 난장판이 되는데

아무튼 그래도 맛있습니다

고기는 항상 옳습니다

세트메뉴까지 시켜서 아주 배가 부르므로

만족스럽게 나가사키까지 갈 수 있음

206번 국도를 타고 나가사키까지 갈 예정입니다

여기가 하우스텐보스라고 하네요

일본 버블 경제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江上까지 무료! 하면서 유혹하고 있지만

속지 않습니다

빨간 부분이 유료입니다

제일 중요한 부분이 유료라, 들어가도 무의미함

역시 무료도로가 좋습니다

유료도로는 정말 답이 없을 때만 타기로 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진짜 무료임!!

계속 신호 있는 도로로 다니다가

이런 도로로 들어오면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입니다

잘 달리지만

3분만에 끝나는 행복

이제는 고속도로도 없고

그냥 이렇게 쭉 갑니다

어서오세요...

나가사키시에

보통 나가사키를 이 경로로 오지 않기 때문에

차가 있을 때나 해볼법한 짓입니다

근데 차가 있더라도 얌전히 고속도로를 타는 것이 좋습니다

큐슈는 KEP가 있어서 고속도로 타기가 정말 쉬운데

고속도로 패스는 렌터카만 신청이 가능해서

저는 이렇게 궁상맞게 다녀야 합니다

여기서부터는 이제 사실상 나가사키 시가지인데

제가 나가사키에서 1년동안 살았었기 때문에

비록 7년이나 지나긴 했지만 너무나도 낯이 익은 풍경이라

엄청 반가운 동네이기도 합니다

사진에 보이는 건 제가 7년 전에 단골로 다니던 오락실인데

새벽까지 영업해서 자주 애용했었습니다

예전에 살던 집까지는 자전거로 다녔었는데요

거리로는 6km 정도지만 중간에 언덕이 있어서

거의 30분에 걸쳐서 갔던 기억이 납니다

차로 가면 얼마나 걸리나 봤는데 퇴근시간이라 차가 막혀서 꽤 걸리네요..

너무 반가운 동네라서 

좀 길긴 하지만 풀영상으로 예전 살던 집까지 주행 영상을 기록해뒀습니다.

원래는 영상 11분 32초 경에 보이는 교차로에서 

우회전해서 들어가야 하는데

뒤에 전차가 오고 있어서 우회전을 도저히 시도조차 할 수 없었던 탓에..

P턴으로 진입했습니다

나가사키 운전 난이도를 올리는 주범 중 하나가

이 노면전차인데요

차선도 정말 좁아지는데다가 우회전 난이도는 극강입니다

전차가 안 올 때 선로 위에 올라가서 대기타다가 틈사이를 비집고 나가야 합니다

그만큼 사고도 많은 동네인데

저는 좌핸들이라 우회전이 엄청 어렵기 떄문에

애초에 시도 자체를 안 했습니다

노면전차 다니는 큰길에서 좀만 벗어나면 가차없이 오르막이 나오는데

어떻게 보면 부산이랑 참 비슷한 풍경입니다

7년 전에 찍은 사진인데 지금이랑 완전 똑같아서 이 동네는 안 변하는구나 싶기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