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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면 지하철 환승이 안 된다더라~ 하는 썰은 자주 들어보셨을텐데요

무조건 다 안 되는 건 아닙니다.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배짱장사를 하진 않습니다.



여기서 환승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는데

사실 환승은 그냥 단순히 "갈아타는 거" 를 뜻하는거니 환승이 되고 말고를 따지는 거 자체가 모순입니다.


환승이라고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통념적으로 "무료환승" 을 뜻하는 거고, 아무튼 이 글에서 앞으로 환승이라고 쓰는 표현은 전부 이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한국의 환승 제도가 너무 좋다보니 일본에 오면 아니 이건 뭐 이래 싶은 게 정말 많습니다.



같은 회사이면 환승 가능


제목이 곧 내용입니다. 같은 회사의 노선 내라면 무조건 됩니다.




오사카를 예로 들어보면 "오사카 메트로" 끼리는 전부 환승됩니다.


아래 노선도처럼 오사카 메트로 뭐시기뭐시기 하는 노선끼리는 추가 요금 없이 마음대로 다닐 수 있습니다.

거리가 늘면 요금도 늘어나겠지만, 노선을 바꿔탄다고 해서 추가 요금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티켓을 살 때도 환승역마다 따로 사는 게 아니라, 목적지까지 한 번에 삽니다.


난바에서 나가호리바시를 가려면 어찌됐든 간에 한 번 환승을 해야 하는데, 난바-신사이바시, 신사이바시-나가호리바시 로 티켓을 따로 끊는게 아니라 한 번에 난바-나가호리바시를 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신사이바시역에서 한 번 갈아타면 되구요. 같은 회사 노선끼리는 개찰구를 지나지 않고 환승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 일부 노선은 같은 회사인데도 환승 통로가 없는 역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장치를 써서라도 추가 요금 없이 환승이 되도록 해놨습니다. 그리고 그 역에서 환승하는 방법에 대한 안내문이 역 안에 빼곡하게 붙어 있을 것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른 회사이면 대부분 불가능



오사카로 입국하려면 반드시 간사이공항을 와야 하는데, 간사이공항에서 오사카 시내로 가는 노선 중에 "난카이 전철" 에서 운영하는 노선이 있습니다. 


이 노선은 난바까지만 있고, 난바에 와서는 오사카 메트로로 갈아타야 하는데, 이 경우 다른 회사로 환승하게 됩니다. 이 때는 환승이 되지 않습니다. 난바까지 끊고, 난바에서 개찰구를 완전히 나와서 다시 오사카 메트로의 티켓을 사서 난바역에서 지하철을 타게 됩니다.


이 경우 난바역은 완전히 개찰구로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어서, 개찰구를 지나지 않고는 다른 회사로 넘어갈 수 없게 막혀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같은 회사로 다닐 수 있는지 아닌지 어떻게 아느냐? 하는 의문이 들게 됩니다.

이건 어쩔 수가 없는게 어느 정도 그 동네 노선이 뭐가 있는지 파악을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가장 큰 철도 회사로 항상 JR이 있구요, 도쿄라면 오다큐, 케이큐, 도부, 세이부, 도큐.. 같은 회사가 있고

오사카라면 킨테츠, 한큐, 한신, 난카이, 케이한 과 같은 회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들끼리는 전부 환승이 안 됩니다.


◎ 한큐 고베선 - 한큐 교토선, 이렇게는 같은 회사니까 환승이 되지만

◎ 한신 고베선 - 한큐 교토선 같이 회사가 바뀌면 환승이 안 되고 티켓도 따로 사야 합니다.



나도 모르게 다른 회사로?




물리적으로 분리가 되어 있으면 최소한 헷갈리지라도 않겠는데, 그냥 나도 모르게 납치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네다공항에서 도쿄로 가는 케이큐선인데요, 이걸 타고 도쿄를 가다가 센가쿠지까지 내리지 않으면 자동으로 도영 지하철 아사쿠사선으로 들어갑니다. 나는 아무 짓도 안 했는데 갑자기 열차가 다른 회사로 들어가버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들어가더라도 요금은 케이큐선 따로, 도영 지하철 따로 내게 되어 있습니다. 


항상 회사가 바뀌면 추가 요금은 나옵니다. 내가 자발적으로 환승을 하든, 열차가 다른 회사로 들어가든 상관 없이 회사가 바뀌면 이렇게 됩니다.


이걸 "직통 운행" 이라고 하는데, 직통 운행에 대해서는 쓸 말이 더 많아서 다른 글에 쓰려고 합니다.




정말 환승 제도가 없나요?


무조건 칼같이 다 환승이 적용되지 않는 건 아니라서, 일부 회사끼리는 환승 협약이 맺어져 있습니다.

그렇다고해서 막 무료 환승이 되는 케이스는 거의 없고, 요금을 좀 깎아주는 수준입니다.


대표적으로 도쿄의 두 개의 지하철 회사인 도쿄메트로와 도쿄 도영 지하철은 서로의 노선을 환승할 때 70엔을 깎아줍니다.

뭐 이런 식으로 자잘한 환승 체계는 있지만, 엄청 큰 할인율로 깎아주는 곳은 거의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시내버스와 철도의 무료 환승 제도는 일본에서는 거의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시내버스의 역할은 "가까운 지하철역과의 연계" 인데요, 여기서 한국과 일본의 정책 차이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한국은 "버스랑 지하철을 이어서 탈 수 있도록 환승할인을 해줘야지" 라는 느낌인 반면

일본은 "버스는 지하철이랑 이어서 탈 수 있게 만들어 준거니까 당연히 이걸로 돈을 벌어야함" 과 같은 느낌입니다

그나마 대도시 공영 지하철에는 이런 제도가 있는 곳이 제법 있지만 (삿포로, 나고야, 교토 등), 그 외 노선은 정말 얄짤없습니다.

그래서 일본의 통학/통근객들이 자전거를 그렇게 타는 것입니다.. 역까지 자전거 타고 가서 지하철만 타는거죠.


심지어 버스끼리 갈아타도 완전할인이 되는 경우가 드물고 정말 잘해줘야 100엔 할인 수준이라 정말 버스를 탈 때마다 눈물이 납니다.




무료환승제도는 결국 우리의 세금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입니다. 한국이 특이한거지 일본이 이상한 건 아니고, 일본은 민간사업자가 많아서 세금 지원 자체가 곤란한 구조입니다.

지자체가 돈을 안 주면 이 시스템이 구축될 수 없습니다. 그 예로 천안/아산 버스는 지자체에서 지원을 안 해주기 때문에 1호선이랑 환승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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