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오아시스같은 주유소에 도착한 건 좋았는데


조금 트러블이 있었습니다



저는 지금 현금이 3천엔밖에 없는 상태고 이건 비상금이라


카드로 주유를 하고 싶었는데


카드 되냐고 물어봤더니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면서 "얼마 주유할건데요" 를 물어보길래


5천엔이라고 하니 "5천엔 주유하는데 카드는 좀..." 이라는 반응을 보입니다




근데 생각을 해봐요 승용차 연료 탱크 기껏해야 50리터인데


50리터 고급유로 만땅 넣어도 8천엔이 나올까 말까입니다


근데 5천엔 주유가 안 된다고 ㅋㅋㅋ 말이 안 되는 소리죠


애초에 카드를 거절할 생각으로 꺼낸 소리인 거 같습니다







제가 어지간하면 넘어가는데 지금 저도 망하기 일보 직전이거든요


아 안 된다 카드 해달라 하면서 드러누웠습니다




근데 뒤늦게 제 차의 번호판을 보셨는지


어 이거 차 번호가 이상하네 혹시 너 외국인이냐 이러더니


급 친절해집니다



갑자기 바뀌는 태도에 저도 갑자기 당황스러웠는데


여기 뭐 외국인 등쳐먹으면 처벌받는 법이라도 있는건지


아무튼 갑자기 모든 게 스무스하게 해결되고 주유도 됐습니다


나이 지긋하신 노인 부부 두 분이 운영하시는 주유소였는데


갑자기 막 엄청나게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몸둘바를 모르겠음





주유기가 구형이라 미터기만 달려 있어서


일단 넣은 뒤 단가를 곱해서 가격을 받아가는 원시적인 방법이었는데


그래서 처음엔 얼마에 넣은건지도 모르고 혹시 사기당한 거 아닌가 싶었는데




나중에 계산기 두들겨 보니 리터당 162엔 받아가셨더라구요


그냥 만땅 넣어도 됐을 거 같았음








주유 하니까 모든 병이 낫는 기분입니다


집에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젠... 큰 국도만 타고 다닐거에요...


10번 국도 합류합니다






최적의 루트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저는 세자릿수 국도에 대한 불신이 생겨나서


무조건 큰 도로로만 갈 겁니다






이렇게 좋은 도로를 놔두고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상한 국도로 들어갔던 걸까요







무료 고속도로래서 솔깃했는데


나랑 방향이 다름






카고시마!






시가지는 아직 64km 남았지만


연료가 많으니 걱정이 없습니다






걱정이 있다면 일몰인데요


아까 시간을 너무 낭비해서 해 지기 전에 사쿠라지마를 못 볼 거 같습니다...






이미 일몰 시각이 임박해서 해는 져가고


해가 지면 산이라 아무 것도 안 보일텐데..



일단 해안 도로인 220번 국도를 타려면 저 꼬부랑길을 내려가야겠네요






200mm 이상이면 통제된다고 하는데


어제 비가 왔었나 봅니다


이미 강우량이 찍혀있음






급경사! 






꼬불꼬불 내려가다보면 바다가 보입니다





이미 달이 중천이고


어둑어둑하지만 그래도 아직 완전히 해가 지진 않았습니다


포기안함






저 멀리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더 갔다간 진짜로 해 질 거 같아서


이 쯤에서 만족하고 잠깐 내려서 구경하기로 함






이게 안 되네요



그나마 여름이라 해가 긴 편인데도 실패했습니다








몇 분 더 지나니 그냥 어둠임






좀 더 격하게 폭발했으면 이뻤을 거 같네요


(주민들한테 맞아죽을 소리)






왔던 길을 다시 돌아나가는 건 미친 짓이라


페리로 나가야겠습니다





"떨어지는 화산재에 주의하세요"






사쿠라지마 페리 타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특이하게 여기는 그냥 톨게이트를 설치하고 차에서 바로 요금 받음


워낙 이용객이 많은 항로라서요






요금은 1,600엔인데



이거 안 타고 220번 국도로 돌아가면 카고시마 시내까지 80km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냥 페리를 타는 게 낫습니다






이 시간에 섬을 나가는 차는 별로 없나 봅니다



탑승






항로가 워낙 짧아서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반대편 문 열기 시작하고






사람들도 객실로 안 올라가고 그냥 차에서 기다립니다


아예 자판기가 차량갑판에 설치되어 있을 정도






바다를 건너면 이제 카고시마고


3번 국도로 시모노세키까지 가면 여행 종료입니다





반응형